2023년이 끝났습니다.
미성년으로써의 삶도 올해가 마지막이네요. 뭐가 바뀌는건지도 모르겠는데, 이제 어른이랍니다. 대체 내가 왜 성인이지... 싶은데 아무튼 올해 이룬 것들과 앞으로 할 것들을 정리해서 글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이딴거 시험에 내기만 해봐 진짜 pic.twitter.com/zFx6LBMy9W
— 키루 | Kiroo (@zlfn1102) June 29, 2023
3학년 1학기는 수시에 들어가는 마지막 학기였습니다. 그래서 7월까지는 정말 정신없이 공부한 것 같습니다. 수학을 3등급 띄우기 위해 정말 노력했는데 결국 아슬아슬하게 4등급이 떠서 조금 우울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3년 동안의 내신은 4.5라는 애매한 수치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젊은 날 뛰는 가슴 안고
— 키루 | Kiroo (@zlfn1102) November 24, 2023
수평선까지 달려나가는 돛을 높이 올리자 pic.twitter.com/UTs93iTMmb
고3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정신이 없었습니다. 대학을 정했고, 자소서를 썻고, 원서를 12장이나 썼습니다. 면접은 거의 전국투어였습니다. 경상도, 전라도, 경기도, 서울... 강원 제주 빼고는 거의 다 돌아다닌 것 같네요.
그렇게 결과적으로 포항공과대학교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과고생에서 공대생으로 진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종합대학보다 공부가 훨씬 빡세다고 들어 걱정이 좀 되지만 지금까지처럼만 한다면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요.
입시 관련한 내용을 다룬 글을 하나 써보려고 했는데, 좀 써보고 나니 그냥 면접 복기본이라 재미가 없어서 관뒀습니다. 혹시 제 입시 관련해서 질문이 있으시면 ung@zlfn.space로 해주시면 답해드리겠습니다.
안쉬고 3km 21분~
— 키루 | Kiroo (@zlfn1102) September 28, 2023
km당 7분 3초인가 그쯤인데 추석 끝나기 전에 20분대 해봐야지 pic.twitter.com/sXt4AGGUzl
고등학교 2년동안, 제 체력과 건강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셔틀런 (20m 왕복 달리기)를 30개도 겨우 할 정도로요. 이거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대로라면 대학 진학 후에 어떤 꼬라지로 살지가 훤히 보였어요. 고등학교에선 정해진 생활패턴을 강제로 유지하면서 영양이 완벽하게 잡힌 식단이 나오는데, 지금이 아니면 언제 살을 빼고 체력을 늘리겠습니까?
입시와 운동을 병행하는건 조금 힘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체력은 간당간당하게 고3 평균보다 약간 못한 정도로는 끌어 올린 것 같고, 체중도 15kg 가까이 감량했습니다! bmi 수치로 "정상"이라는 글씨를 4년만에 보게 되었네요. 뭔가 식이요법을 하긴 했는데, 그냥 급식으로 점심하고 저녁만 먹고 간식을 최소화한 정도라서 스트레스는 많이 안받으면서 감량했던 것 같습니다. 공부보단 달리기가 재밌기도 했고요. 원래 고3때는 공부 빼고 다 재밌는 법 아니겠습니까
주변으로부터 살 빠졌다는 말도 좀 많이 들었는데, 이상하게 살을 어느정도 빼고 3개월넘게 유지만 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계속 "너 좀 살 빠진것 같다?"라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뭔가 수치로 변하는 것과 겉모습이 변하는 것 간의 시간 간극이 있는 걸까요?
올 겨울방학에는 올해 체력 증진 목표였던 5km 30분대 달리기를 시도해볼 예정입니다. 또 아직 근육량은 평균 한참 미만에서 머물고 있는데, 이것도 좀 늘리고요.
제 일주일을 갈아넣은 웹 게임 프로젝트를 퍼블리시했습니다.
— 키루 | Kiroo (@zlfn1102) July 21, 2023
다들 한번 플레이해 보세요!https://t.co/GGILX2g7Gs pic.twitter.com/oZhH4ic9BH
작년 회고 (지금은 블로그가 날아가서 못 보지만...) 에서 분명 동아리를 성실하게 굴리겠다고 했는데, 많이 개선 되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아서 후배들에게는 미안할 따름입니다. 그래도 계획한 활동 중 70%는 한게 다행인 점이네요...
연초에는 탈퇴 당한 동아리인 해동의 신입생 선발 CTF 스코어보드를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쫓겨났는데 이정도나 했으면 돈 줘야합니다.
2년동안 운영해온 학교 위키, GBSWiki도 후배들에게 운영권한을 넘겨주었습니다. 여러 문제로 비록 서버는 아직 제 개인 서버를 쓰지만, 그래도 운영 관리에 있어서는 앞으로는 19기 후배들이 맡아줄 예정입니다. 제가 학교를 떠나도 남아있는 제 서비스가 있다니, 꽤 뿌듯합니다.
과학동아리에서는, Torpedo라는 게임도 만들었습니다. 급하게 만들긴 했어도 꽤 재밌으니까 한 번씩 해보세요!
오늘 졸업연구 발표회함
— 키루 | Kiroo (@zlfn1102) December 21, 2023
대만쪽에서도 학생들 와서 영어로도 설명하는데
뭔가 세련되게는 설명못하고 포인트..앤 포인트.. 앤 메니포인트.. 앤 커넥트 앤 커버! ㅇㅈㄹ하고 있었는데 뭔진 몰라도 이해한 표정이라서 그런갑다 했음 pic.twitter.com/rarlbqL6LF
과학고의 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졸업연구를 했습니다. 3차원 Convex Hull을 OpenGL에서의 GPGPU를 통해 가속하는 연구인데요, 일단 깃허브는 올리겠지만 학사도 석사도 아닌 고졸(...) 연구에 많은걸 기대하진 마시길 바랍니다.
여기에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도요.
3일의 전사 (애니보고 테트리스 처함) pic.twitter.com/0V6slPJF94
— 키루 | Kiroo (@zlfn1102) December 3, 2023
솔직히 말해서, 일본어 공부 시작할 때는 입시가 이렇게까지 바빠질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학 입시원서와 동시에 JLPT N3 12월 시험을 신청하고 맙니다...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순 없습니다. 그야 대학이 우선이었으니까요. 거의 N4 수준에서 조금 더 정도만 공부하고 나머지는 애니를 봐온 딥러닝 데이터와... 감으로 풀었습니다. 그래도 어찌저찌 N3 시험을 쳤고, 느낌이 꽤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떨어지면... 뭐 어쩔 수 없죠 2024년에 N2로 다시 도전해야지...
오늘의 과학고 기기괴괴 : 기숙사에서 크로와상 만들기 pic.twitter.com/M2NwoY95MW
— 키루 | Kiroo (@zlfn1102) January 15, 2023
고등학교 생활은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학교 기숙사에서 밀가루 반죽부터 크루아상 만든건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와 전자레인지로 크루아상이 되긴 하더라고요. 비록 색깔은 제가 알던 크루아상과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요.
중학교 때는 박살나있던 대인 관계 능력도 3학년쯤 되니 조금 괜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친구들 이름도 이제 잘 안까먹고요... 과학고에 와서 내신 경쟁처럼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중학생 로 돌아간다면 다시 과학고 입시를 도전할 것 같네요.
공대에 가면 또 정신없이 공부해야겠지만, 앞으로 두 달 여유가 있기도 하고, 앞으로 이룰 것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다른 분 회고 글을 보니 어워드 항목이 있더군요. 그래서 저도 트위터에 돌아다니는 2023년도 매듭짓기를 인용해서 2023년을 정리해보려고요. 31개 다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