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회고

일상

2023년이 끝났습니다.

미성년으로써의 삶도 올해가 마지막이네요. 뭐가 바뀌는건지도 모르겠는데, 이제 어른이랍니다. 대체 내가 왜 성인이지... 싶은데 아무튼 올해 이룬 것들과 앞으로 할 것들을 정리해서 글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공부를 했습니다.


3학년 1학기는 수시에 들어가는 마지막 학기였습니다. 그래서 7월까지는 정말 정신없이 공부한 것 같습니다. 수학을 3등급 띄우기 위해 정말 노력했는데 결국 아슬아슬하게 4등급이 떠서 조금 우울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3년 동안의 내신은 4.5라는 애매한 수치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입시를 치뤘습니다.


고3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정신이 없었습니다. 대학을 정했고, 자소서를 썻고, 원서를 12장이나 썼습니다. 면접은 거의 전국투어였습니다. 경상도, 전라도, 경기도, 서울... 강원 제주 빼고는 거의 다 돌아다닌 것 같네요.

그렇게 결과적으로 포항공과대학교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과고생에서 공대생으로 진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종합대학보다 공부가 훨씬 빡세다고 들어 걱정이 좀 되지만 지금까지처럼만 한다면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요.

입시 관련한 내용을 다룬 글을 하나 써보려고 했는데, 좀 써보고 나니 그냥 면접 복기본이라 재미가 없어서 관뒀습니다. 혹시 제 입시 관련해서 질문이 있으시면 ung@zlfn.space로 해주시면 답해드리겠습니다.

운동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2년동안, 제 체력과 건강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셔틀런 (20m 왕복 달리기)를 30개도 겨우 할 정도로요. 이거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대로라면 대학 진학 후에 어떤 꼬라지로 살지가 훤히 보였어요. 고등학교에선 정해진 생활패턴을 강제로 유지하면서 영양이 완벽하게 잡힌 식단이 나오는데, 지금이 아니면 언제 살을 빼고 체력을 늘리겠습니까?

입시와 운동을 병행하는건 조금 힘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체력은 간당간당하게 고3 평균보다 약간 못한 정도로는 끌어 올린 것 같고, 체중도 15kg 가까이 감량했습니다! bmi 수치로 "정상"이라는 글씨를 4년만에 보게 되었네요. 뭔가 식이요법을 하긴 했는데, 그냥 급식으로 점심하고 저녁만 먹고 간식을 최소화한 정도라서 스트레스는 많이 안받으면서 감량했던 것 같습니다. 공부보단 달리기가 재밌기도 했고요. 원래 고3때는 공부 빼고 다 재밌는 법 아니겠습니까

주변으로부터 살 빠졌다는 말도 좀 많이 들었는데, 이상하게 살을 어느정도 빼고 3개월넘게 유지만 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계속 "너 좀 살 빠진것 같다?"라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뭔가 수치로 변하는 것과 겉모습이 변하는 것 간의 시간 간극이 있는 걸까요?

올 겨울방학에는 올해 체력 증진 목표였던 5km 30분대 달리기를 시도해볼 예정입니다. 또 아직 근육량은 평균 한참 미만에서 머물고 있는데, 이것도 좀 늘리고요.

동아리 활동을 했습니다.


작년 회고 (지금은 블로그가 날아가서 못 보지만...) 에서 분명 동아리를 성실하게 굴리겠다고 했는데, 많이 개선 되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아서 후배들에게는 미안할 따름입니다. 그래도 계획한 활동 중 70%는 한게 다행인 점이네요...

연초에는 탈퇴 당한 동아리인 해동의 신입생 선발 CTF 스코어보드를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쫓겨났는데 이정도나 했으면 돈 줘야합니다.

2년동안 운영해온 학교 위키, GBSWiki도 후배들에게 운영권한을 넘겨주었습니다. 여러 문제로 비록 서버는 아직 제 개인 서버를 쓰지만, 그래도 운영 관리에 있어서는 앞으로는 19기 후배들이 맡아줄 예정입니다. 제가 학교를 떠나도 남아있는 제 서비스가 있다니, 꽤 뿌듯합니다.

과학동아리에서는, Torpedo라는 게임도 만들었습니다. 급하게 만들긴 했어도 꽤 재밌으니까 한 번씩 해보세요!

연구를 했습니다.


과학고의 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졸업연구를 했습니다. 3차원 Convex Hull을 OpenGL에서의 GPGPU를 통해 가속하는 연구인데요, 일단 깃허브는 올리겠지만 학사도 석사도 아닌 고졸(...) 연구에 많은걸 기대하진 마시길 바랍니다.

여기에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도요.

일본어를 배웠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일본어 공부 시작할 때는 입시가 이렇게까지 바빠질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학 입시원서와 동시에 JLPT N3 12월 시험을 신청하고 맙니다...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순 없습니다. 그야 대학이 우선이었으니까요. 거의 N4 수준에서 조금 더 정도만 공부하고 나머지는 애니를 봐온 딥러닝 데이터와... 감으로 풀었습니다. 그래도 어찌저찌 N3 시험을 쳤고, 느낌이 꽤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떨어지면... 뭐 어쩔 수 없죠 2024년에 N2로 다시 도전해야지...

추억을 쌓았습니다.

5 6


고등학교 생활은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학교 기숙사에서 밀가루 반죽부터 크루아상 만든건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와 전자레인지로 크루아상이 되긴 하더라고요. 비록 색깔은 제가 알던 크루아상과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요.

중학교 때는 박살나있던 대인 관계 능력도 3학년쯤 되니 조금 괜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친구들 이름도 이제 잘 안까먹고요... 과학고에 와서 내신 경쟁처럼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중학생 로 돌아간다면 다시 과학고 입시를 도전할 것 같네요.

끝맺음

2024년 계획

공대에 가면 또 정신없이 공부해야겠지만, 앞으로 두 달 여유가 있기도 하고, 앞으로 이룰 것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 한자/일본어 자격증을 딸 겁니다. : 어문회 준 4급으로는 아무래도 써먹을 데가 얼마 없더라고요. 최소 3급, 가능하다면 2급 정도를 따보고 싶습니다. 일본어는 내년에 N2를 따보려고 합니다.
  • 운전면허.. 딸 수 있을까요? : 방학동안 못 따면 앞으로 딸 타이밍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 정보처리기능사/리눅스마스터 : 뭔가 컴퓨터 자격증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취득해보려고 합니다.
  • 10km 마라톤! : 앞으로 더더 체력을 올리고, 10km 마라톤에 언젠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할... 수 있겠죠?
  • 기타 히어로 되기 : 오락실에서 가끔 기타프릭스를 하는데, 포항에는 기타프릭스가 있는 오락실이 없고, 최소 대구까지는 가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기타를 사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 편이 기타프릭스보다는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키루어워드 (줄여서 키워드)

다른 분 회고 글을 보니 어워드 항목이 있더군요. 그래서 저도 트위터에 돌아다니는 2023년도 매듭짓기를 인용해서 2023년을 정리해보려고요. 31개 다할 겁니다.

  •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 : 크루아상 베이킹,
  • 올해 가장 행복했던 일 : 포스텍이 날 붙힘.
  • 올해 가장 슬펐던, 화났던 일 : 고려대랑 카이스트가 날 떨굼. 불태울 것이다.
  • 올해의 음식 : 닛신 카레멘. 학교 소모임에서 공동구매했는데 맛있더군요.
  • 올해의 간식 : 리콜라 허브 캔디. 올해 4상자는 먹었습니다.
  • 올해의 책 : [인공지능은 왜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가] 어렵지만 꽤 생각할 거리가 많았습니다.
  • 올해의 노래 : 서장.(序章。) - [유이카] (『ユイカ』)
  • 올해의 프로그램 : 오오티비 전과자
  • 올해의 장소 : 포항공대 LG 연구동의 창문으로 바라본 단풍이 정말 예뻤습니다. 면접 중이라 사진을 못 찍었는데, 내년 그 맘때쯤에 꼭 다시 가서 사진을 찍을 겁니다.
  • 올해의 덕질 : 대학 입시도 덕질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봇치 더 락을 열심히 보긴 했습니다. 기타 사는데 이거 지분이 한 20% 정도...
  • 올해의 취미 : 일본어를 했습니다.
  • 올해의 유튜브 : 어라 이거 올해의 프로그램이랑 겹치는데... 하나를 더 꼽자면 조매력 유튜브를 재밌게 봤습니다.
  • 올해 새로 시작한 것 : 기타
  • 올해 그만두게 된 것 : 3학년 선택 과목 중 화학과 지구과학을 던졌습니다. 그렇게 앞으로 화학을 안봐도 되나... 싶었는데 내년 기초필수 과목에 화학이 또 있네요
  • 올해 최고의 소비 : 포항공대 원서비 (9만원)
  • 올해 제일 망한 소비 : KAIST 창의 도전 전형 원서비 (65000원)... 대학 관련을 제외한다면 이로시주쿠 벚꽃 만년필 잉크. 종이에 쓰면 보이지가 않을 정도로 연해요.
  • 올해의 물건 : 만년필 (트위스비 에코). 올해 제 입시를 함께한 친구..
  • 올해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 제 인스타 (@ung_cold)에 올라와 있습니다.
  • 올해 가장 소중한 사람 : 모르겠는데... 평범하게 부모님 할까요?
  • 올해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 태풍...
  • 내년에 새로 만들고 싶은 취미 : 뭔가 옷을 제대로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 크리스마스에 하고 싶은 것 / 한 일 : 크리스마스에 하루종일 기타 치고 있었어요;;
  • 올해 내 칭찬할 모습 3가지 : 어떻게든 버텨낸 것, 이 와중에도 뭔가 진일보한 것, 그리고 열심히 운동한 것.
  • 올해 타인에게 감사한 일 3가지 : 함께 대학 입시를 버티며 공부한 친구들과 (특히 "약속의 시간" 멤버들), 입시 비용을 대주신 부모님, 그리고 가끔 찡찡대는걸 받아준 (구)묘그모 멤버들에게 감사합니다.
  • 올해의 아쉬움 : 동아리 운영을 제대로 못해서 후배들에게 죄송한 마음...
  • 내 19살을 (18살 ver.윤) 지나며 나에게 : 고생 많았고 앞으로도 수고하렴 뭐 어떻게든 되곘지...
  • 내년의 나에게 : 2024년에는 무엇을 이뤘는지 궁금하네요
  • 1월 1일 처음으로 들을 노래 : 내일 00시에는 펌프를 처 할 예정이기 때문에 베토벤 바이러스... 뭐 그런게 되지 않을까요?

Previou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