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입 후기

짧게는 3개월, 길게는 3년이었던 대입 생활을 끝냈습니다.

저는 총 9개 대학12개 원서를 넣었는데요, 3개월 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타임라인의 형태로 기록해두려고 합니다.

1. 대학 상담

1,2학년 때는 대학이 마냥 먼 얘기인줄 알았는데 3학년 여름방학이 되니 저에게도 이제 진지하게 대학 고민을 할 시기가 오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수시 접수에 들어가는 마지막 내신인 3학년 1학기 성적이 나오고 담임 선생님과 대학 관련해서 상담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3학년 1학기까지 마친 제 내신은 전과목 평균 4.5 였는데요. (거의 정확히 중간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학고에서 이 내신으로 노릴 수 있는 대학은 아래정도였고,

  • 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 중앙대
  • KAIST, GIST, UNIST, DGIST, KENTECH (한전공대)

이 중 쓰기로 한 대학은 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3장), 과기원 전부 및 한전공대 였습니다.

과기원과 한전공대는 고민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수시 6장 제한에 들어가지 않는 대학이기 때문에 그냥 모두 쓰기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포항공대는 2지망 대학이었고, 연세대는 논술 전형으로 다들 쓰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당연히 쓰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4장이 문제였는데, 우선 중앙대의 경우에는 하향 선택지로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과학고 내신을 일반고와 동일하게 채점하겠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어서 (그렇게 채점하면 대부분 3~4점대인 과학고 학생은 쓸려나갈수밖에 없습니다.) 하향에서 위험부담을 하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한양대, 서강대의 경우에는 특기자를 제외하고 이 내신대에서 컴퓨터공학과 합격 사례가 없었습니다. 컴공과를 제외한 다른 학과는 생각해본적이 없었을 뿐더러, 비슷한 급에 집 근처인데에다가 나름 합격 가능성이 꽤 있는 성대가 있었기 때문에 차라리 성균관대를 몇 장 더 쓰기로 하고, 이 두 대학은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성균관대를 올해 신설 전형인 과학인재, 원래부터 있던 학생부 종합 전형인 학과 모집과 계열 모집으로 총 3장을 쓰게 되었습니다. 과학인재와 학과모집은 각각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 소프트웨어학과를 썼고, 계열 모집은 하향으로써 글로벌융합학부를 썼습니다.

고려대의 경우에는 솔직히 컴퓨터학과는 합격 가능성이 너무 적어보였고, 이정도 내신대에서 합격 사례가 있었던 계약학과인 차세대통신학과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담임선생님께서 그냥 컴퓨터학과로 상향을 추천하셔서 (어차피 12장이나 쓰니까...) 그냥 컴퓨터학과로 쓰기로 했습니다.

2. 자소서

사실 2024학년도 대입에서 자소서는 전면 폐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거 듣지 않는 대학들이 있습니다.

자소서를 쓸 떄 쓰는 도구로는 노션, 한글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저는 자소서 위키를 개설해서 여기에 제 자소서를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엔진은 북곽위키 만들때 사용한 오픈나무를 사용했습니다.

아마 자소서를 쓸 때 위키를 쓴 놈은 저밖에 없을겁니다. 하지만 위키를 쓰면 버전도 전부 기록되고, 문서간 링크 등등이 간편하게 지원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쓰지 않을 이유가 없어요.

제 자소서를 원하시는 분은 ung@zlfn.space로 연락주세요.

아무튼 그렇게 자소서를 쓰고, 선생님께 첨삭을 받는 과정을 몇 번 거치고 나니 9월이 되었습니다.

3. 진짜 원서 쓰기

대학 원서 접수기간에는 진학사와 유웨이에서 원서 접수를 해야합니다.

각 대학별로 접수 사이트가 드래곤볼마냥 진학사와 유웨이로 흩어져 있어서 두 곳 모두 결제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빡치는 부분은 진학사와 유웨이가 통합 계정을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통합계정을 사용하면 좋은게 아닌가 싶겠지만 과기원은 또 통합계정으론 접수를 못합니다. 결과적으로 사이트는 두 개인데 계정은 세 개가 되어 아주 복잡하게 원서 접수를 해야 했습니다.

진학사와 유웨이는 웹사이트를 이따구로 만듬에 반성을 해야합니다.

또 관문이 있었는데요, 이 망할놈의 사이트들은 user-agent 기반으로 Windows Chrome이 아니면 접근을 차단했고... 저는 아이패드에서 제 자소서가 제대로 저장되었는지 검토하기 위해 에이전트 변조를 해야 했습니다. 이딴 사이트에 수수료를 내야한다니

그리고 KAISTGIST교사 추천서도 요구했습니다. KAIST는 특히 그걸 두 장이나 요구했어요. 추천서는 대체 누굴 위해 있는 제도일까요? 저게 과연 입시에 반영이 되기는 하는걸까요? 상당히 의심스러운 제도입니다.

연세대의 경우 학과는 컴퓨터공학과, 인공지능학과, IT융합공학과 3개를 주시하다가 적당히 눈치싸움으로 인공지능학과를 넣었습니다.

그렇게 대학들에 다 합쳐서 92만 5천원과 제 자소서와 추천서, 개인정보를 잔뜩 넘겼습니다.

3. 연세대 인공지능학과 논술

입시의 본격적인 시작은 연세대 논술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연세대 논술의 경우 모두 로또 쓰는 기분으로 한 장씩 쓰는 전형이었고, 저도 그렇게 썼길래 큰 기대를 하진 않았습니다.

과학 논술의 경우 생명을 선택했는데, 분류학이 나와서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개나리를 양치식물이라고 적어낸 놈은 저밖에 없지 않을까요?

수학 논술의 경우 1번과 3번은 확통, 2번은 미적분, 4번은 논증적인 기하문제가 나왔습니다. 미적분이 가장 큰 약점이었는데, 때문에 2번은 전혀 손을 대지 못했고 (뭔가 쓰긴 했는데 아마 0점 처리였을 걸로 예상...) 1, 3, 4번만 풀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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